비상등 켜진 저축은행…당국, 수도권에 규제 완화 검토
비상등 켜진 저축은행…당국, 수도권에 규제 완화 검토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6.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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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0여개 저축은행 2차 현장점검 진행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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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고금리 여파로 신음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수도권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저축은행이 부실화되기 이전에라도 매각을 허용해주자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4일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 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 PF 연체율(단순평균)은 11.05%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의 4.4%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개 저축은행의 자산 총액은 약 87조7600억원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자산 총액 122조7000억원의 약 72%를 차지한다. 특히 PF 연체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 1곳에서 올해 1분기에는 10곳으로 급증했다. PF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으로는 키움저축은행(19.18%), 상상인저축은행(18.97%), 페퍼저축은행(17.32%), OK저축은행(15.33%) 등이 있다.

또 부동산업종(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4.57%에서 12.08%로 7.51%포인트(p) 급등했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 1곳에서 올해 14곳으로 증가했다. 상상인저축은행(25.05%), 키움저축은행(17.59%), 페퍼저축은행(17.41%), 웰컴저축은행(16.47%) 등의 순으로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15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27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1016억원 확대된 것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8%로 전년 동기 5.1% 대비 3.3%p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성 분류 기준이 개선되며 저축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PF 등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자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연체율 관리가 미흡한 10여개 저축은행에 대해 2차 현장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체율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PF 부실 우려로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 중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재무건전성 유지에 부담 요인인 점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또 나신평은 KB·대신·다올·애큐온저축은행 등 4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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